생태연구본부 / 2019.08
벌의 중요성과 수분서비스의 가치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곤충인 꿀벌은 인간에게 꿀과 밀랍, 프로폴리스, 로얄젤리 등을 제공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능은 화분 매개입니다. 우리나라 주요 작물 중 75종 중 39종(52%)에 해당하는 사과, 딸기, 고추 등의 작물이 곤충의 화분매개(꿀벌 80%)에 의존하고, 특용작물과 원예종자, 의약품 생산 역시 꿀벌을 활용한 화분매개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화분매개 경제적 가치는 약 5조 9,000억으로 추산된 바 있습니다(1, 2).
최근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수가 줄고 있다는 보고가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외래병해충의 증가, 농약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줄어들면, 꿀 생산량뿐 아니라 농작물 생산, 나아가 생태계 혼란을 우려하며 시급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꿀벌은 인류와 함께 오랫동안 길들여진 가장 효율적인 수분 매개자이지만, 산과 들에 피는 다양한 야생화는 각각의 특징(꽃의 화관 깊이에 맞는 길이의 혀를 가진 야생벌)에 맞는 화분매개 야생벌을 선호합니다. 꿀벌처럼, 우리 주변의 야생벌도 사라지고 있지만, 야생벌의 화분매개 중요성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국립생태원에서는 다양한 야생벌 중 특히 화분매개곤충으로 가장 중요한 꽃벌류에 대하여 야생화와 연관하여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 정철의. 2008. “한국 과수 및 채소 작물 생산에서 꿀벌 화분 매개의 경제적 가치 평가.” 『한국 양봉학회지』. 23(2): 147-152.
2. 한재환. 2014. 『양봉산업의 현황과 발전방안』. 연구자료 D381. 한국농촌경제연구원
